기기가 이야기를 마치자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 후 모모가 물었다.
"훗날 두 사람은 결혼했을까"
"그랬을 거야. 먼 훗날에."
"두 사람은 그 동안에 죽었을까?"
기기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우연히 알게 됐지만 확실한 얘기야. 요술 거울을 혼자 들여다본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 존재가 돼. 하지만 둘이서 거울을 보면 다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어. 그런데 두 사람은 함께 거울을 보았거든." - 73p
누구의 이야기든 잘 들어주는 모모와 타고난 이야기꾼 기기의 대화 내용 중 가장 와닿았던 구절.
인연의 왕자를 기다리다 마녀의 꾀로 본연의 모습을 잃게 된 공주의 이야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두 사람의 만남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라는 뭐 그런이야기.
첫 사회초년생으로 우연하게 모모라는 책을 읽게 된 후, 그 당시의 나는 '모모'라는 캐릭터에 가히 큰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나도 참 순수했다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모모가 되고 싶다."라는 비스무리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회생활에서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입은 무거웠고 신뢰가 가는 사람이었으며 그에 수반되는 나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는 좋았다.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르면서 그 모습은 점차 멀어졌다. 나 스스로에 대해 실망을 할때가 많아졌다. 보통은 "말"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피게 되었다. 다시 한 번 기대된다. 이 책이 나에게 또다시 깨우침을 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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