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페스트 - 알베르 카뮈 / 스타북스

dooley 2020. 4. 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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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의 80여 년 전 소설 '페스트'는 코로나19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때문에 최근 이 책이 다시 한 번 크게 관심을 받게 된 것 같구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알제리의 오랑 시에 페스트가 발병한 것 부터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를 떠올리게 합니다. 심각한 수준의 페스트의 진행이 어떻게 약화되는지가 궁금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백신이 개발된 것이 아니라 이유불문 자연스럽게 약화되더니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페스트가 다시 습격해 올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면서 소설은 마무리 됩니다.

 

페스트균은 결코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았으며, 수십 년의 세월을 가구나 속옷 사이제 잠자며 살아남을 수 있고, 또 방이나 지하실 혹은 헌 종이의 갈피 속에서 여전히 집요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 p184

현재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재난상황과 빗대어 독서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베르나르베르베르 소설인 '고양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고양이'에서는 페스트가 이미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고양이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질병의 원인인 쥐와 적대관계를 형성해 선과 악의 대립으로 소설을 이끌어 갑니다. 선과 악이 분명한 만큼 결과도 독자가 만족스럽게 독서를 마칠 수 있도록 마무리가 그려져 있다는 것이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예만 가지고 페스트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 이 병에는 마비와 쇠약 증상이 따르고 눈이 충혈되며 입안에 버섯 같은 부스럼이 생겨난다. 그리고 두통이 있으면 임파선에 종양이 생기고 목이 타는 갈증과 기억상실증이 오고 또 반점이 생긴다. 이런 여러 가지 증상 뒤에 환자의 맥박은 약해지며 허우적거리다가 죽고 만다. - p32

'페스트' 안에서는 페스트가 단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여러 변종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페스트가 가장 먼저 발병했을 무렵 설명하는 증상은 위와 같습니다. 이후엔 열을 동반한 잦은 기침으로 피를 토하며 생을 마감하는 신종 페스트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페스트를 이겨낸 경우, 질병이 나타나게 된 이유 등은 유추하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나타난 치사율이 높은 무서운 질병이 어느날 말소되었다. 이거라서요. 히스토리가 다양한 캐릭터들의 다양한 시각과 질병의 발병을 종교적인 시선으로 어느정도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완독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의 관심은 사형 제도였습니다. 저는 죄를 지었다는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제도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정치 운동에 가담하게 되었지요. 전 결코 페스트 환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것뿐이었죠. - p161

책 내용 중 타루가 판사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법원에서 죄수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을 본 이후의 자신의 이야기를 의사인 리외에서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덧붙여서 "자신이 도덕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죄를 지은 사람들을 모두 페스트 환자처럼 취급하지요." 라는 말을 덧붙이는데, 책의 문맥상 조금은 뜬금없다는 생각과 불편함을 긁어대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저는 가해자의 인권 보호를 아주아주 극혐하기 때문입니다.. 억울하게 사형을 받은 소수 말고 사형을 집행받을 만한 죄수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페스트 질병을 비유로 표현하기 위해 들어간 부분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과연 공감이나 유추한대로 독자들의 생각을 일으키는가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고 하나의 시점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제 3자가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듯한 느낌도 납니다. '과연 우리가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에 대한 어느정도의 답변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법론적인 것보다는 감정들을 다양하게 해석해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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