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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칼의 노래 - 김훈 / 생각의나무

by dooley 202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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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 김훈

 

이순신의 이야기로 유명한 칼의 노래는 김훈의 장편 소설로 이순신 장군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량해전, 한산도 대첩 등과 같은 이야기는 잠깐 언급이 되는 정도입니다. 사실, 스토리 중심으로 쓰여져 있을 거라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과는 꽤 많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죠. 이순신 장군의 내적 고민 등의 심리 상태를 위주로 서술이 되어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사실 이순신 장군은 세대를 뛰어 넘는 '팬'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일명 "망할리는 없다."라고 표현을 할 정도죠. 때문에, 그동안은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인 면모와 역사적 사실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내용들이 대다수였다면 정말 '한 사람'으로서의 이순신 장군이 어떠한 심정으로 어떻게 지내왔으리라 짐작을 할 수 있는 내용이라 꽤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나를 죽이면 나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임금은 나를 풀어준 것 같았다. 그러므로 나를 살려준 것은 결국은 적이었다. 살아서 나는 다시 나를 살려준 적 앞으로 나아갔다. - p.181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꼽는다면 이 문장일 것입니다. 임금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답답한 그 당시의 상황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문장이라고 개인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님과 아들의 죽음, 임금과의 내적 갈등, 수적으로 우세한 일본군과의 전쟁 등 연달아 겹쳐있는 힘든 상황 안에서 심리적으로 많은 번뇌를 보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건 이순신 장군이 가지고 있는 '중심'입니다. 저런 상황에서 본인의 중심을 잡고 나아간다는 것 자체가 사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순신이라는 위인에게 존경심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죠.

 

자신이 겨누는 칼이 어디로 향한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에 들게 하는 책입니다. 책 자체를 '흥미롭다'라고 표현하였지만 재미적인 요소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서의 느껴지는 부분을 표현한 거에요. 때문에 그동안 느껴왔던 이순신 장군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추천을 하고싶진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이순신 장군의 시선에서의 내적 갈등을 엿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총 2권으로 되어 있는 짧은 장편 소설이지만 독서를 하는 동안 장군의 일대기와 그 삶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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